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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가이드

평생 마음에 남는 책 선물의 비결

 

책 선물은 까다롭다. 상대방이 관심 없어하면 무용지물이지만, 주는 이와 받는 이의 감정선이 딱 맞아떨어지면 평생 마음에 남는 선물이 된다.


도서관 사서인 나도 책 선물을 하려면 어떤 책을 골라야 좋을지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이 책을 이미 가지고 있지 않을까, 책의 내용이 지루하지 않을까 등, 특히 선물 받을 사람이 책을 많이 읽거나 책을 좋아할 경우 이런 고민은 더 커진다. 그래서인지 책 대신에 도서상품권을 주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책 받을 사람을 떠올리면서 찬찬히 책을 골라보는 그 재미를 버릴 수가 없어서 여전히 서점을 찾고 있다. 그 사람이 했던 말이나 행동 등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는 기회도 되기 때문에 책은 가장 성의 있는 선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책 선물이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래의 책선물이 쉬워지는 노하우를 참고할 것.

 

 




어버이날이나 밸런타인데이 혹은 크리스마스 등이 다가오면 서점에서는 그 시기에 선물하면 좋을 책들을 따로 모아서 진열해놓는다. 선물용으로 만들어진 책은 표지나 제본 등이 특히 멋진 경우가 많고, 그 시기에 맞는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선물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


책 선택의 이유를 짧은 글로 남겨라
책을 선물할 때 반드시 짧은 글을 덧붙여 왜 그 책을 선택했는지 설명한다. 책 안에 담고 있는 내용은 읽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혹시 있을지도 모를 오해를 막을 수 있다.

나중에 책이 어땠는지 물어보자
책을 선물 받은 사람들을 나중에 만나면 그 책이 어땠는지 물어본다. 선물을 받은 사람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내가 준 선물이 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선물하기 좋은 책, 단계별 추천




흔히 커피 테이블 북이라고 불리는, 그림과 사진이 많이 들어간 책은 책 읽기를 좋아하지 는 사람도 좋아할 만하다. 그림은 누구나 즐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미술이나 사진을 특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만들어진 화집이나 사진집은 정말 좋은 선물이다. 물론 가격도 상당하다.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 최정태(한길사) 멋진 도서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문화의 향기를 듬뿍 느낄 수 있다. 『웬디 베멧 수녀의 명화 이야기』 웬디 베케트(디자인 하우스) 예술 이론 같은 어려운 이야기 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림을 설명한다.


특정한 주제나 한 가지 스토리가 길게 이어지는 장편 소설이나 논픽션의 경우 받는 사람에게는 흥미가 없는 책일 경우도 있다. 그런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시집, 수 집, 콩트집 같은 짧은 이야기들이 모인 책이다. 여러 이야기들 중 좋아할 만한 이야기가 적어도 하나 정도는 있을 테니 말이다.
『삶의 향기 몇 점』 황동규 산문집(휴먼&북스) 시인의 일상, 음악과 미술, 그리고 문학에 대한 글까지 다양한 주제의 맛깔 나는 글을 읽을 수 있다. 『행복한 만찬』 공선옥 음식 산문집(달) 미식가들의 눈을 끄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에 대한 글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늘 찾아볼 수 있는, 그리고 찾아볼 수 있었던 우리의 전통 먹을거리에 대한 산문집이다.



선물 받을 사람의 취미나 관심사를 알고 있다면 그 분야에 관련된 책을 선물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특히 책을 많이 읽지 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관심 분야와 관련된 책을 선물하면 흥미롭게 읽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관련 분야의 유명 인물들, 예를 들어 코코 샤넬이나 페라가모, 엔 페라리에 관한 책을 선물한다. 때로는 관련 분야의 백과사전이나 가이드북 같은 참고 서적을 선물하기도 한다.
『샤넬 미술관에 가다』 김홍기 지음(미술문화) 화려한 그림과 사진이 곁들여지면서 예술사와 복식사를 함께 아우르는 책이다. 『자동차의 역사』 마이클 볼러 외(예담) 비록 책 읽기를 좋아하지 는 남자들도 자동차의 역사와 함께 전설적인 모델의 사진이 담긴 이런 책은 좋아한다.



축약본이 아닌 고전 원본도 선물용으로 좋다. 많은 사람들이 고전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의외로 그것들을 하나하나 제대로 읽어본 사람들을 찾기는 쉽지 다. 『로빈슨 크루소』나 『걸리버 여행기』 그리고 『아이반호』 같은 책들을 선물했더니 대부분 참 좋아했다.
『아라비안나이트』 리처드 F. 버튼(시대의 창) 「아라비안나이트」에 포함된 이야기들은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나 「신밧드의 모험」 외에도 무수하게 많고,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있다. 『걸리버 여행기』 조 선 스위프트(문예출판사) 성인을 위한 원본을 읽는 재미도 있지만 아울러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책.



어떤 분야에 정통한 독서가에게 그 분야의 책을 선물하는 것은 참 힘들다. 그런 전문가들에게 책을 선물할 때에는 아예 다른 분야의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조선을 훔친 위험한 책들』 이민희(글항아리) 서양의 문학이나 예술에 정통한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와 관련된 이런 이야기는 어떨까? 『뮤지코 리아-뇌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 올리버 색스(알마) 음악 을 들을 때 우리 뇌에서 벌어지는 신비한 일들에 관한 책으로, 음악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이 책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정말 좋아하고 또 수집하는 사람에게는 절판된 책을 헌책방에서 구해 선물하기도 한다. 물론 유명한 책의 판본이나 저자의 서명이 들어 있는 책들은 비록 헌책이라 하더라도 아주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그 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판본들도 많고, 또 책에 남은 과거의 흔적들을 통해 새 책보다 더 의미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최인훈의『광장』(정향사, 1961년),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예문관, 1973년), 법정 스님의 『무소유』(범우사, 1976년) 같은 베스트셀러를 공략해보자.

기획 김정윤 | 포토그래퍼 박유빈

출처 : [레몬트리]